서울공예박물관
오늘 서울공예박물관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평소 현대공예 작가분들에게 관심이 많았는데 그분들의 작품까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서울공예박물관전경1
서울공예박물관 전경 2
박물관은 옛 안동별궁터로 역사유적지로 만들어진 시설이다.
전시관은 총 3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외에 어린이 박물관, 안내동, 공예광장 등의 건물이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지도(출처:SeMoCA공식홈페이지)
안내동 안내데스크 1
안내동 안내데스크 2
안내동에 들어서자 마자 떠오른 느낌은 역시 공예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예품 같은 것이 안내동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실로 짜여진 안내 데스크. 예전부터 한국적 미감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서울공예박물관이 생겼다는 소식은 저와 마주할 생각이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뻤다.
그리고 마주한 안내동은 만족스러웠고 왠지 안정감이 느껴졌다.
현재는 모두 6개의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시1동 : 상설전시실(장인, 세상을 이롭게 한다) / 기획전시실(공예, 시간과 경계를 넘다) 전시2동 : 지역공예실(손끝으로 잇는 서울의 공예) / 상설전시실(자연에서 공예로) / 아카이브실 전시3동 : 상설전시실(장수, 꽃이 핀다)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그 중 가장 관심을 갖고 본 전시는 공예, 시간과 경계를 넘는다는 전시였다.
전시는 스포하지 않겠습니다만 이 박물관의 관전 포인트!
첫째, 깨끗하고 트렌디한 시각작업
이외에도 전시 관람을 위한 미디어월(CRAFTEYE/Wall)의 세심한 인터페이스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물론 멋진 공예작품
이 작품은 보자마자 다가온 소반처럼 생겼으며 뿌리부분은 다채로운 컬러가 눈길을 끌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더 놀라운 것은 3D 프린터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었다.
1동 전시에 따르면 현대 기술을 공예로 풀어낸 작품들이 많이 나오지만 전시 작품이어서 터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만지고 작업 과정을 완전히 느낄 수 있었다.
김익영, 오각의 합주
셋째, 촉각 관람(Tactile Station)
각 전시마다 촉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전시물이 마련되어 있었다.
실제 만들어진 공예작품을 보다 가까이 전달하기 위해 보자기를 만질 수 있고 자수를 만질 수 있으며 몰드를 열어 실제 작품의 디테일을 만질 수 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떤 것은 3D스캐너로 스캔해 인쇄된 것으로 보이는 것도 있었다.
이 박물관이 얼마나 관람객을 위해 앞장섰는지 알 수 있었다.
촉각 전시 1
촉각 전시 2
촉각전시3보자기
넷째, 기획전시-공예, 시간과 경계를 뛰어넘는
네 번째 관람 포인트는 이번 기획 전시인 공예, 시간과 경계를 뛰어넘는 전시!
이 전시에는 현대에 살고 있는 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기획전시1
기획전시2
기획전시4
내 졸업 전시 작품을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한지 3D 프린터를 제작했는데 내 작품과도 아주 잘 연결된 전시였고 나 같은 작업을 한 사람들에게 동경과 강렬함을 느꼈다.
도자기로 3D 프린트를 한 분도 있고 독특한 도자기 기법도 있으며 기술과 공예를 접목한 작품이 있었다.
잠시 내 졸업작품도 회상해본다.
졸업 작품 1
졸업작품2
졸업 작품 3
아마도 이 전시가 더 끌린 이유는 내가 현존하는 시기에 고민하고 만들어진 공예품이다 보니 좀 더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
기획전시 5
기획전시 6
전시 감상 포인트는 이렇게 네 가지(트렌디한 시각작업, 숨어있는 공예작품, 촉각관람, 기획전시)로 정리하고 자신의 소소한 감상 포인트들을 다시 소개하고자 한다.
1.
스피커 1
금속공예 전시실에서 갑자기 위에서 쇳소리가 났다.
위쪽을 보면 스피커 1대가 설치되어 있다.
촉각 관람에서 대단한 감동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렇게 청각 관람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니. 다시 한번 감동했다.
자연에서 공예로 상설전시관에서는 자연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나의 착각인가?) 요즘 공간디자인 논문을 많이 찾아보면서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는 점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있었는데, 직접 마주하니 가슴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2.
지역공예실1
지역공예실2
이 전시실에서는 공예 장인 25명을 과감히 보여준 전시 방식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장인들의 얼굴이 클로즈업돼 가깝고 솜털까지 느껴지는 사진. 그런 사진을 25장이나 연달아 붙인 이 길에는 장인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일까.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나도 이 장인들과 함께 역사를 걷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
그래서 속으로 깜짝 놀란 전시 풍경이었다.
3.
마지막 작은 관람 포인트는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뷰. 박물관을 공부 목적으로만 오는 사람이 있을까? 문화생활을 하러 왔다고 생각하면 힘든 전시 관람보다는 사실 이렇게 숨쉴 공간이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일까. 채광이 가득한 복도와 400년 된 고목 그늘 아래서 실은 또 다른 큰 감동을 느꼈다.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오감을 통해 다양한 색깔을 느낄 수 있는 박물관 공간이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3길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