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 [빙의글] 01

‘ ‘ ‘의 글자는 일본어입니다’

국장 지시로 당일 바로 일본으로 출국하게 된 창섭.급한 짐만 챙겨 비행기에 올라 어느새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확실히 이쯤에서…”

휴대전화에 배달된 문자메시지를 몇 번이고 확인하면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얼마나 지났을까 검은 양복을 입은 서너 명의 남자 무리가 이창섭 앞으로 다가왔다.

‘이창섭 오빠 계세요?’ ‘오셨네요. 한국국정원의 이창섭 팀장입니다.

일본 공안 여러분 맞으시죠?

창섭은 유창한 일본어로 이름을 물어오는 사람을 기다렸다는 듯 자기소개를 한다.

“바로 사건 현장으로 갑시다.

아, 파일은 여기.

무리 중 한 명이 창섭에게 사건 파일을 넘겼다.

창섭은 기다렸다는 듯 얼른 받아 확인했다.

마지막 범행 시각은 아직 추정 중인가요? “네. 시신발견 2시간밖에 안 돼서요. 곧 나올 거예요.

남자의 말을 들은 창섭은 한심했다.

2시간이나 지났는데 추적이 안 돼? 이래서 범인을 못 잡겠어. 늦었어.

간결한 대화를 나누며 창섭은 사내의 말을 따랐다.

그들은 차 앞에 꽤 비싼 외제차가 있었고 창섭은 남자를 따라 올라타고 있었다.

그리고 피곤한 기색 없이 사건 파일만 들여다보았다.

범행현장은 오사카와 거리가 꽤 되는 곳의 작은 산장. 이동 중에도 창섭은 파일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3시간가량 이동해 겨우 8번째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난 산장에 도착했다.

이미 일본 측 경찰이 어느 정도 수색을 마친 상황이었다.

물론 얻은 것은 별로 없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수사에 골몰한 경찰을 창섭이 불렀다.

그는 범행으로 보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그 경찰이 대답하기를 오전 9시경이라고 했다.

“아침이에요?”

창섭은 이해할 수 없는 듯했다.

그러자 경찰은 목격자도 없다고 덧붙였다.

창섭이 의아한 표정을 짓자 대화를 나누던 경찰도 모르겠다는 듯 한숨만 내쉬었다.

현장은 무제한이었고 증거도 더는 나오지 않겠다고 생각한 창섭은 피해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피해자는 일본에 휴가를 온 한국인 가족 4명 중 3명. 아마도 창섭이 지금 일본에 와 있는 이유도 이번 피해자가 한국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제일 먼저 일어나 뒤뜰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던 한국인 가족 가장을 먼저 살해하고 그 다음에는 빈 방을 통해 이 가족 방으로 침입. 그리고 화장실에 간 큰딸을 제외하고 작은딸과 어머니를 살해했다.

물론 큰딸도 죽이려 했지만 산장에 머문 사람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틈을 볼 수 없어 실패했다고 한다.

그리고 유일한 생존자가 바로 그녀.

이는 어디까지나 일본 공안 측이 생각한 억측에 불과하다.

정말 이대로 진행됐다면 왜 범행 도구로 찌르기 쉬운 칼이 아니라 직접 목을 조르는 것을 선택했을까. 핏자국이 남아서? 그렇지는 않겠지.

흙먼지 묻은 신발 발자국 있어 분명 증거가 남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굳이 지우지를 않았다.

지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는데도 과연 흔적이 남는다며 칼을 사용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창섭은 그들의 시선보다는 직접 피해자를 만나고 싶어 했다.

시신 목격 후 충격을 받고 쓰러져서 아직 잠이 덜 깼대.그녀의 말을 들어보면 다른 범행경로를 짐작할 수 있을거야. 피해 가족이 언제, 어떤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이상한 낌새를 못 느꼈는지 등을 생생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녀가 깨어나더라도 그녀는 일본어를 모르고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 통역사가 오기엔 먼 거리여서 창섭은 내친김에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그리고 생각이 들자마자 행동에 옮겼다.

그녀가 있는 곳은 인근 시골에 위치한 병원.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외로움과 공포를 느끼는 그녀를 위해서도 창섭은 그 병원을 찾아야 했다.

공안 관계자 몇 명과 함께 이동한 창섭. 병원에 도착해 병실로 들어가려 하자 창섭은 이들에게 말했다.

저부터 얘기해도 될까요?

공안 사람들은 다행히 흔쾌히 승낙했고 창섭은 조심스럽게 병실에 발을 들여놓았다.

문을 열고 처음 보인 것은 침대 위 반대편에 누워 있는 그녀다.

창섭은 구두 소리를 내며 그녀 곁으로 갔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여주 씨 맞죠? “

창섭이 그를 향해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

그냥 예상치 못한 한국어를 듣고 뜨끔하는 정도.하지만 그 이외의 리액션은 없었다.

창섭은 굴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한국 국가정보원에서 수사차 나왔습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이후 몇 번이나 말을 건넸다.

하지만 일어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녀를 본 창섭은 어떻게 하면 내 말을 들어줄까 생각했다.

도와줄게요.그녀는 아마 그 범인이 잡히기를 빌고 있을 겁니다.

창섭이 생각해 낸 목소리에 그제야 그는 대답한다.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

안녕하세요 드디어 1화를 오픈했네요

지금까지의 내용만 보면 추리물, 그냥 어두운 분위기의 글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남성 장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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